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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S/Insight

있는 그대로의 나를 위해

 

 

글. CI2팀 심수정 플래너 

 

 

 

 

두려워 마세요. 나에게 준 ‘자유’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네, 이번엔 조금은 민망스러울 수 있는 속옷 브랜드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평범한 것은 하고 싶지 않았던, Real한 제 취향에 대해 들어 주세요.


옥죄어 오는 느낌이 싫어서
개성 없는 세트는 더더욱 싫어서
그냥 궁금해서


속옷 광고에서 가장 많이 보여주는 컨셉은 단연, ‘Sexual’일 것이다. 그래서일까? 사람의 본능일까? ‘V사’가 추구하는 아름다움이, 마치 타락한 천사와 같은 그 모습이, 나에게도 한 때는 워너비였고, 어떤 브랜드에서 말하는 ‘자신감을 북돋아 준다’는 그 카피가 우습게도 마음에 와 닿았던 때가 있었다. 거추장스럽고, 간지럽고, 심지어는 소화불량까지 있으면서도 속옷에 대한 환상 혹은 편견은 깊게 박혀 쉽게 바뀌지 않았었다.

 

그러다 몇 해 전 어느 날, 친구들과 수다를 떨다가 “왜 속옷을 위 아래 세트로 입어야 하지?” 누군가 불평 어린 질문을 했고, 특히나 우리나라에서 속옷을 세트로 입어야 한다는 강박 아닌 강박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패션에서 Tone on tone은 초급, Mix & Match는 고급기술(?)이라는데…”


이 장난스런 대화에서 시작한 의문은 새로운 무언가를 찾기에 적절했다. 아니, 신선한 핑계일수도 있겠다.

 

◌∘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어

Comfort

Diversity

And body positivity

▲ Aerie 모델 이미지의 일부

이 신선한 핑계에 딱 부합한 브랜드가 바로 ‘Aerie’였다. 그러나, ‘Mix & Match가 되는 편안한 속옷 브랜드’이기만 했다면, 이 브랜드의 팬이 되지 않았을 것이다.

 

Aerie는 ‘American Eagle’의 서브 브랜드로 2006년에 론칭하였고, 미국에서는 ‘V사’와 경쟁하고 있는 인기 브랜드이다. ‘Diversity(다양성)’‘Body positivity(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하자)’를 브랜드 가치로 두고, 제품 라인업부터 제품 이미지, 홍보, 광고 캠페인까지 이 가치를 잘 녹여내고 있다.

 

Aerie의 특별함은 쇼핑을 하다 보면 체감할 수 있다. 최대 20여 가지의 사이즈와 체형을 고려한 다양한 형태의 제품 라인업, 또 그들만의 특별한 원칙이 담긴 모델 이미지도 볼 수 있다. 여느 속옷 브랜드와는 다르게 문신, 튼살, 수술을 한 흉터까지 가감 없이 볼 수 있는데, 쇼핑몰 내 이미지에 보정을 하지 않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고객에겐 무슨 혜택이 있지?”하고 의문이 생길 수 있지만, 온라인으로 쇼핑을 즐겨 하는 사람들은 알 것이다. 포토샵 가득한 이미지로 인해 쇼핑의 성공과 실패가 갈린 다는 것을… 또한 Aerie는 하나의 제품에 다양한 체형의 모델이 착용한 이미지를 확인할 수 있어, 더더욱 사이즈 오류로 반품하는 일이 적을 수 밖에 없다. ‘몸의 자유’‘선택의 자유’를 누릴 수 있는 게 이 브랜드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어Ⅱ 

2,563,208,437

36,000

181,437kg

▲ 유방암예방에 관한 후원티셔츠(좌)와 투표 독려를 위한 티셔츠(우)

Aerie는 론칭 이후부터 조금씩 자신들의 업(業)과 맞닿아 있는 CSR활동과 캠페인을 전개했고, 현재는 유방암/난소암 예방협회, 섭식장애협회, 아동성폭력방지협회 등의 10개의 비영리단체를 후원하고 있다.

 

유방암 예방을 위한 후원 티셔츠를 만들거나, 젊은 고객들에게 투표를 독려하는 티셔츠를 만들기도 하였고, 낙후지역의 여성들을 위해 속옷을 기부 받아 후원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최근에는 플라스틱 병을 재활용하여 레깅스와 수영복를 만들어 환경운동에 동참하였다. Aerie는 여러 캠페인을 통해 현재까지 약 2,563,208,437원을 기부하고, 36,000개의 속옷을 후원하고, 약 181,437kg의 플라스틱을 절약했다고 한다.

 

◌∘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어

THE REAL YOU IS SEXY

#AerieREAL 캠페인

 

▲  2020년 인쇄광고(좌), 일반인들의 캠페인 참여 게시물(우)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Aerie의 무기는 꾸준함이라고 생각한다. 브랜드 가치인 ‘Body positivity(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하자)’를 반영한 “Aerie Real”캠페인을 2014년에 시작하였고, 현재까지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특히, #AerieREAL SNS 해시태그 캠페인 보정을 하지 않은 자신의 사진을 올리면 사진 1장 당 1달러가 거식증 환자를 치료하는 데에 기부된다. 이 캠페인의 누적 참여 수는 약 19만명으로, ‘마른 몸매’가 아닌 ‘건강한 몸매’를 지향하는 사람들이 급증하면서 캠페인 시작 후 1~2분기 매출이 20~35% 상승되었고, 경쟁사의 매출은 40% 급감하였다. 진정성 있는 그들의 태도가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Aerie가 론칭 했던 2006년보다 현재는 더욱 ‘다양성’‘건강한 몸’에 대한 관심이 늘어났다. 하지만, 한 때의 ‘유행’이나 시대가 만든 ‘무언가’로 그냥 지나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여성의 몸에서 시작한 이야기이지만 남성 역시 ‘그루밍족’이 생겨나면서 최근 들어 보여지는 것에 관심이 많아졌으니까. 성(性)을 떼고 본다면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기도 하니까 더더욱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한다. Aerie가 꾸준히 보여주고 말한 것은 몸이 아닌, 정신에 대한 이야기 일 수도 있겠다.


모두들 스스로를 사랑하세요! 저도 그리할 테니까요!


허벅지 틈이 벌어지건 벌어지지 않건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
어느 누구도 당신을 자괴감에 빠지게 만들 수는 없다.
건강하고 행복한 것만큼 중요한 건 없으니 자신의 몸을 사랑하고 존중하세요.”

-

Aerie의 모델이었던 ‘이스크라 로렌스’의 SNS 중에서

 

+

어플 이름까지 AE인데, 어떻게 제가 사..ㅅㅏㄹ6....좋아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