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강성혜 콘텐츠사업팀 팀장, 최정은 디자이너가 말하는 '일의 기쁨과 슬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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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RT/MAGAZINE

[인터뷰] 강성혜 콘텐츠사업팀 팀장, 최정은 디자이너가 말하는 '일의 기쁨과 슬픔'

(왼쪽부터) 강성혜 콘텐츠사업팀 팀장, 최정은 콘텐츠기획제작팀 팀원. 출처=SM C&C

 

정리. PR팀 김서연

 

"수정1, 2, 최종, 최최종, 진짜 최종.jpg의 늪에서도 계속 일하게 하는 원동력은요…"

 

 

드라마든 영화든 좋은 작품일수록 더 빛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등장인물을 더 돋보이게 하는 '조력자'입니다. 고군분투하는 주인공의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주기도 하고 어떤 장면에서는 주인공보다 더 적극적으로 극의 전개를 이끌어가기도 하죠.

 

그런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프로그램 제작 현장에도 있습니다. 제작자들이 더 좋은 제작 환경에서 작업할 수 있도록 묵묵히 지원하는 사람들, 프로그램이 공개되기 전 포스터 한장, 로고 한컷으로 시청자들의 관심과 애정을 미리 끌어모아 놓는 사람들이요.

 

이런 고마운 조력자들이 궁금해졌습니다. 이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는 물론, 그 일이 그들에게 주는 기쁨과 슬픔까지요.현실적인 직장인들의 모습을 담아 그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은 장류진 작가의 소설 '일의 기쁨과 슬픔'보다 더 공감되는 '찐 직장인' 이야기를 두 사람에게 들어봤습니다. 머리로 지어낸 이야기가 아니라 인생이 직접 들려주는 이야기, 만들어낸 문장이 아니라 시간이 다듬어놓은 생각이라서 더 공감되실 겁니다.

 

 


 

 

 

[Mini Interview with 강성혜 콘텐츠사업팀 팀장]

이하 '강성혜 콘텐츠사업팀 팀장(강)', 'PR팀 김서연(김)'


강성혜 콘텐츠사업팀 팀장. 출처=SM C&C

 

김)
'콘텐츠사업팀'이라는 말만 들었을 때는 무슨 일을 하는 곳인지 감이 잘 안 오는데요. 쉽게 '이런 일을 하는 곳이다'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강)
더 좋은 제작 환경을 서포트해 주는 팀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커뮤니케이션이 정말 중요한 팀으로 플랫폼, 제작자, 광고주 모두와 연락을 주고받고 조율하며 핸들링 하는 팀이에요. 해외 유통, 매출&비용 관리, 플랫폼 관리 등 팀 내에서도 업무가 나눠져 있어서 팀 내 유기적인 의사소통이 가장 우선시되는 팀입니다.

 

 

김)
콘텐츠 안에 자연스럽게 브랜드 메시지를 녹이는 '브랜디드 콘텐츠'(Branded Contents)가 SM C&C의 강점이잖아요. 지난해 첫 선을 보인 이후 성공적인 브랜디드 콘텐츠로 자리매김을 한 <괴로운 체험단> 같은 콘텐츠는 어떻게 런칭하게 되셨나요?  

강)
3박자가 맞아서 탄생한 콘텐츠에요. 'SM C&C는 이미 MC 군단, 콘텐츠 포맷,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으니 광고주만 잘 모시면 되지 않을까?'하는 물음에서 세상에 없던 제품들을 만천하에 소개하는 본격 앞광고 콘텐츠인 '괴로운 체험단'이 나왔죠. 브랜디드 콘텐츠에 대한 콘텐츠기획제작본부와 콘텐츠 사업실의 꾸준한 논의 결과, 우리가 잘할 수 있고 수익성도 가져갈 수 있는 콘텐츠가 바로 이 프로그램이었어요. 또 코로나로 인해 오프라인 마케팅에 대한 제약이 많아지면서 광고주의 마케팅 니즈가 변화된 부분도 있어요. 저희 입장에서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변수로 새로운 기회를 발견하게 된 것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괴로운 체험단'. 출처=SM C&C STUDIO 유튜브 캡처

 

 

김)
기업보다도 지자체가 홍보 방향성을 크게 바꾸었을 것 같아요.  

강)
맞아요. 대표적으로 강원도에서 촬영한 ‘군필돌 캠프’를 예로 들고 싶은데요, 지난해 콘텐츠 사업기획실 천명현 실장님, 콘텐츠 마케팅팀 신수진 팀장님과 함께 강원도청에 프로그램 기획안을 여러 개 들고 갔는데 담당자 분들이 군필돌 캠프 기획안을 좋다고 하시더라고요. 강원도가 중심이 되는 콘텐츠이다보니 MC는 강원도 쪽에서 군대를 나온 이진호, 온유, 이기광으로 섭외를 했어요. 강원도에서 원하는 홍보 스팟을 정해주면 저희가 그걸 고려해서 촬영하는 방식으로 제작을 했고요.

 

 

김)
강원도와 함께 손 잡고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것이 처음이었나요?

강)
처음은 아니에요. 이전에도 제작 지원이 있었지만 이렇게 강원도를 중심으로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한 것은 새로운 시도였습니다.

 

 

출처=SM C&C

 

 

김)
'군필돌 캠프'를 포함해 SM C&C는 전반적으로 여행 콘텐츠에서 강점을 보였던 것 같아요.

강)
코로나 시국과 맞물린 것도 있어요. 다들 여행을 못가니 여행 콘텐츠로 눈을 돌린거죠. 생각해보니 작년에는 12월에 방영된 '군필돌캠프', 9월에 방영된 '충전100% 슈퍼트립'과 '미스터캠퍼'와 같은 지자체 콘텐츠가 동시다발적으로 잘됐어요.

 

 

김)
제작자 입장에서 이런 브랜디드 콘텐츠는 기존의 콘텐츠와 어떻게 다를까요?

강)
제작자의 입장과 광고주의 니즈가 딱 부합하는 지점에 있는 콘텐츠라고 할까요. 쉽게 말씀드리면 기업의 경우 홍보하고 싶은 제품이나 서비스, 지자체의 경우 잘 만들어놨는데 아직 알려지지 않은 곳들을 제작자들이 보여주는 거잖아요. '강원도에도 이런 곳이?' 하게 되는 의외의 여행 스팟들, 아스파라거스와 같은 의외의 특산물이 있다는 사실이 저희가 제작한 프로그램을  통해서 많이 알려졌어요. '미스터 캠퍼' 같은 경우 경기도 쪽 캠핑 스팟이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해서 그런 부분에 중점을 두고 제작을 했고요. 이렇게 지자체와 함께 하는 콘텐츠가 늘다 보면 노하우가 생겨요. '아, 이 곳은 이게 우선순위고 이게 소구 포인트다' 하는 것들요. 이걸 바탕으로 저희의 레퍼런스가 계속 쌓이고요.

 

 

김)
강원도가 아스파라거스로 유명한 것은 방금 처음 알았어요. (웃음) 아까 말씀 주신 대로 팀장님께서 현재 속한 콘텐츠사업팀은 제작자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제작할 수 있도록 서포트해 주는 팀이라고 하셨는데요. 그동안 좀 더 나은 제작 환경을 만들어주는 과정이 유독 어려웠던 프로그램이 있으신가요?

강)
유튜브 오리지널인 '아날로그 트립'은 확실히 어려운 프로젝트이기는 해요. (웃음) 왜냐하면 주로 유튜브 본사 직원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하거든요. 기본적으로 제출해야 될 서류도 많고 확인해야 하는 사항도 많다 보니 내부 컴플라이언스, 파이낸스와 같은 내부 유관부서와도 협업을 해야 하고요. 작년 1월에 유튜브 오리지널 진행이 확정됐는데 라이브 방송이 올해 1월에 진행되었으니 거의 1년 동안 진행된 장기 프로젝트라고 볼 수 있네요.

 

 

YouTube Originals Analog Trip NCT 127 영상 스틸컷. 출처=SM C&C

 

 

김)
콘텐츠사업팀에 계시면서 궁극적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 같은 것도 있으세요?
강)
사업팀의 관점에서 모든 OTT 플랫폼과 함께 일해보고 싶어요. 계약도 일회성으로 끝나는게 아니라 "SM C&C는 정말 문제 없이 잘한다"는 얘기, "제작도 잘하는데 사업적으로도 수완이 좋아서 저 회사랑 하면 우리가 늘 잘 되니 다음에 또 하자"는 얘기 들으며 패키지 계약으로 크게 계약을 하고 싶어요. 지난해 SK브로드밴드와 콘텐츠 제작 협약을 체결해 SK브로드밴드의 자회사 채널인 채널S의 프로그램 제작을 지금까지 이어가고 있고, 아까 말씀 드린 유튜브 오리지널 콘텐츠 뿐만 아니라 Wavve, seezn 등 국내 OTT 오리지널 프로그램도 확장해 가려고 준비 중이에요. 

 

김)
팀장님의 이야기를 들을수록 내 업무에 대한 자부심이랄까요. 뿌듯함, 자신감이 함께 배어나오는 것 같아요. 이런 인터뷰이를 만나면 인터뷰어가 아니라 나보다 회사 생활을 먼저 한 선배의 얘기를 듣는 후배의 마음으로 인터뷰에 임하게 돼요. 회사생활을 지속하게 하는 원동력이나 힘이 있으신지, 또 회사생활을 하는 마음가짐은 어떠신지도 궁금해요.
강)
솔직히 저희 팀원들이 원동력이죠! (웃음) 그런 마음도 있어요. 일과 육아를 병행하다보니 아이를 못 보는 시간이 있잖아요. 그게 사실 제 기회비용인데 최소한 기회비용만큼 직장에서 그 정도의 가치가 있는 일을 해야 되지 않을까 싶어요.

 


김)
'내가 애들 못 보고 직장에 이렇게 나와 일하고 있는데 허투루 일하지 말아야지' 하는 마음가짐 알 것 같아요. 맞벌이 하신 저희 엄마가 그런 마음으로 회사 다니셨대요.
강)
그 마음! 너무 알 것 같은데요. SM C&C에서만큼은 그런 보람이 좀 느껴져요. 일하는 원동력이 되기도 하고요.

 

 


 

 

[Mini Interview with 최정은 콘텐츠기획제작팀 팀원]

이하 '최정은 콘텐츠기획제작팀 팀원(최)', 'PR팀 김서연(김)'


최정은 콘텐츠기획제작팀 팀원. 출처=SM C&C

 

 

김)
많은 분을 인터뷰 했지만 디자이너를 인터뷰하는 것은 처음이에요. 저 뿐만 아니라 디자이너의 인터뷰는 처음 읽으시는 분들을 위해 업무에 대한 설명이 필요할 것 같아요.

최)
영상 전체에 걸쳐 디자인을 담당하고 있어요. 프로그램 로고 제작, 포스터 디자인, 자막 디자인 등 STUDIO부문에서 제작되는 콘텐츠에 대한 전반적인 디자인을 하고 있고요. 기획안, 제안서의 디자인도 작업하고 있습니다.

 

 

김)
기획안, 제안서 디자인도 하시는군요. 프로그램 로고와 포스터, 기획안과 제안서를 디자인 하실 때 차이가 좀 있을 것 같아요. 디자인의 범주라고 해야할까요. 기획안, 제안서 디자인 할 때 초점을 두는 부분, 로고나 포스터 디자인 할 때 초점을 두는 부분이 다를 것 같아요.

최)
기획안이나 제안서의 경우에는 기획의도에 초점을 맞춰서 제작해요. 의도를 잘 읽어야 키 컬러(Key color)를 뽑아내기가 쉽거든요. 기획안이나 제안서를 보는 쪽은 플랫폼이에요. 저희가 제안을 해야 되는 입장이기에 '내용'이 잘 보이게 해야 하고요. 로고나 포스터 같은 경우에는 보는 분들이 시청자인 경우가 많기도 하고 로고, 포스터가 그 분들에게 제일 먼저 보이는 이미지이기에 내용을 기반으로 한 설득보다는 비주얼을 신경쓰는 편이에요. 이 프로그램을 봐야 하는 이유를 비주얼로 끌어오는거죠.

 

 

김)
로고나 포스터를 한번 보자마자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는지 여부가 중요하군요.

최)
네 맞아요. 저희 STUDIO부문에서 제작한 프로그램들 중 여행 프로그램이 많잖아요. 디자인 요소를 장소에서 뽑을 때도 있고요, 그 프로그램에 출연한 아티스트의 고유 색으로 뽑을 때 있어요. 보통은 후자의 경우가 많아요. SM엔터테인먼트 소속 아티스트들을 내세운 프로그램이 많으니까요. 가장 최근에 한 작업은 채널S 예능프로그램 '신과 함께'였는데요. 이 프로그램이 레트로하게 리뉴얼 됐거든요. 기획 자체가 복고풍으로 변화하면서 이걸 디자인에 어떻게 살릴지를 많이 고민했어요.

 

 

신과함께 3 로고. 출처=SM C&C

 

 

김)
모든 디자인에 심혈을 기울이지만 한번 더 보게 되고 수정하게 되는 디자인 작업도 있나요?창작자들은 이럴 때가 종종 있잖아요. 저 역시 나름 창작을 하는 사람이다보니. (웃음) 계속 뒤돌아 보게 되는 글이 있더라고요. 마음에 꼭 들어서 흐뭇함에 뒤돌아 보게 되는 글, 마음에 들지 않아서 미련을 갖고 뒤돌아 보게 되는 글이요. 디자인도 창작의 영역이니 그런 디자인이 있으실 것 같아요. '이 디자인은 내가 해도 진짜 잘했다' 하는 디자인이나 어떤 이유에서든 뒤돌아 보게 되는 디자인이 있는지 궁금해요.

최)
성격 자체가 사실 좀 뒤돌아 보지 않는 스타일이긴 한데요. (웃음) 그래도 좀 힘들었던 작업을 한 번 더 돌아보는 것 같긴 해요. '아날로그 트립' 할 때였는데요. 플랫폼과 함께하는 작업은 처음이었어요. 유튜브 오리지널에 들어가는 작품이었어서 기획안 작업부터 정말 오래 걸렸거든요. 플랫폼과 함께하는 첫 작업이기도 하고 외국 플랫폼이기에 시간이 오래 걸렸어요. 기획안도 한국어, 영어로 작성해야 했고 국내 플랫폼과는 결 자체가 다른 유튜브만의 뚜렷한 색깔에 맞춰 작업해야 했거든요.

 

 

아날로그 트립 in 인도네시아 포스터. 출처=SM C&C

 

 

김)
의사소통부터 시간이 배로 걸렸겠네요.

최)
정말로요. 코엑스 전광판에 '아날로그 트립' 포스터가 걸렸는데요. 그간 힘들었던 게 그거 하나로 조금 괜찮아지더라고요. 팀원들이 포스터 걸렸다고 해서 보러갔어요. (웃음) 사진 찍어서 친구들에게 자랑하고 그랬어요.

 

 

김)
아무래도 본인을 좀 더 혹사시킨 작업물이 기억에 남죠. 이렇게 일하면서 어쩔 수 없이 만나지는 힘든 시기가 있잖아요. 이 시기를 건너가는 노하우 같은 게 있으세요?

최)
원래는 그동안 혼자 업무를 해서 풀 곳이 별로 없었어요. 디자이너가 저 혼자였으니까요. 동료들이 생긴지 한 1년 정도 밖에 안됐어요. 제가 힘든 점을 말했을 때 공감해 줄 수 있는 사람들이 있는 것 그 자체가 크게 힘이 되더라고요. 서로 같은 일을 해야 공감이 쉬우니까요.

 

 

김)
그쵸. 나와 같은 일을 하는 친구들이 있어도 한 회사에서 동일한 일을 하는 사람들과 터놓고 얘기하는 것은 다르니까요.

최)
맞아요. 저는 힘든 점이나 어려운 점을 쌓아두지 않고 바로 푸는 단순한 성격이라 동료들과 얘기하면서 풀고 있어요. 그러면 좀 나아요.

 

 

김)
인터뷰를 하다보니 정은님은 일과 자신을 잘 분리하시는 것 같아요. 장류진 작가의 소설 '일의 기쁨과 슬픔'을 보면 앱 개발자 케빈이라는 사람은 일과 자신을 분리 시키지 못하는 인물로 나오는데요. 그래서 "자기가 짠 코드랑 자기 자신을 동일시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듣기도 해요. 저 역시 케빈처럼 가끔 분리가 안 되어서 어려울 때가 있어요. 글은 글이고 나는 나인데 글에 대한 피드백이나 수치로 보여지는 결과들이 나를 향한 것 같을 때요. 창작자들을 만나면 본인과 본인의 작업물이 완벽하게 분리가 되는지 꼭 물어보고 싶더라고요.

최)
이건 성격이 큰 작용을 하는 것 같아요. 저는 내보내면 끝이에요. (웃음) 진짜 그래요. 물론 후회가 되는 작업물도 있긴 하죠. 칭찬만 듣는 건 아니니까요. 누군가로부터 '잘했다' 한마디 들어도, 맘에 들지 않는 피드백을 들어도 그냥 그 자리에서 잊어요. 빨리 다음 작업을 해야 해요. 자기 연민에 빠질 시간이 없어요.

 


김)
이렇게 최선을 다하고 나면 어떤 기분이세요? 달리기를 30분 이상 하다 보면 엔도르핀이 솟아나서 마약, 진통제에 맞먹는 쾌감이 찾아오는 '러너스 하이(Runner's High)'라는 말이 있대요. 여기에서 '마가머스 하이(마감er's High)'라는 말이 파생됐다는데 마가머스 하이를 느끼실 때는 언제인지 궁금해요.

최)
포스터가 릴리즈 되는 날이요. 릴리즈 전까지 수정, 수정1, 수정2, 최종1, 최최종, 진짜 최종… (웃음) 뭔지 아시죠? 릴리즈 되는 그 날만큼은 수정이 없어요. 그날로 끝이거든요. 릴리즈 된 그 날 기분이 가장 좋아요. 근데 동시에 부담은 가장 큰 날이에요. 프로그램 시작될 때 제일 먼저 공개되는 것이 포스터와 로고잖아요. 비주얼적으로 제일 먼저 만나보는 부분이어서 시청자로 하여금 기대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이 있어요. 공개된 날이면 모든 커뮤니티를 다 돌아요. 트위터도 계속 검색하고요. 반응 보려고요. 보통 본인이 좋아하는 아티스트에 대한 애정으로 크게 확대해서 올리기도 하는데 감사하면서도 부담될 때가 있어요.

 

 

김)
또 창작자들을 만나면 묻는 질문 중 하나가 어디서 영감을 얻고 어떻게 기록하는지에요. 디자이너 인터뷰를 찾아보니 스크랩 노트를 만드시는 분들도 있다고 하던데 정은님도 이렇게 따로 기록해 두는 노트가 있으신가요?

최)
저는 핀터레스트(Pinterest)라는 웹사이트를 이용해서 나중에 사용할 수 있을만한 레퍼런스들을 정리해둬요. 로고, 포스터 등 주제를 분류해서 저장을 해두고 그때 그때 찾아서 활용하는 편이에요. 방송사 비주얼아트팀이 운영하는 SNS로 작업물을 보면서 "아, 저렇게 디자인 할 수도 있구나" 생각하고요. 저희도 규모가 좀 더 커지면 아카이빙 용도로 이렇게 SNS 운영해 보고 싶어요. 전시회도 많은 도움이 되더라고요. 아무래도 저는 실사를 다루니까 그림보다는 사진 위주의 전시를 많이 보러 다녀요.

 

 

최 - 포스터 릴리즈 되는 날 기분이 가장 좋아요. 근데 동시에 부담은 가장 큰 날이에요. 출처=최정은님

 

 

김)
현재 하고 있는 디자인 작업 외에 앞으로 SM C&C에서 하고 싶은 디자인 작업이 있나요? 아니면 예전부터 '언젠가는 꼭 해보고 싶다'고 생각한 디자인 공부가 있으신지도 궁금해요.

최)
다양한 플랫폼과 작업해보고 싶어요. 플랫폼마다 요구하는 게 다 다르기도 하고 성향도 다르거든요. 커리어에 있어서도 다양한 플랫폼에서 작업하는 게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요. 이건 다른 방송국 내에 있는 디자인팀과 다른 점이라고 볼 수 있는데 저희는 제작사다보니 다양한 플랫폼에서 작업을 할 수 있는 게 장점인 것 같아요. 아직 넷플릭스랑은 못해봤는데요. (웃음) 넷플릭스랑도 하고 싶고요. 유튜브 오리지널과 처음 작업했을 때 국내 플랫폼과 결 자체가 다르고 유튜브가 갖고 있는 뚜렷한 색깔이 있어서 거기에 맞춰 작업하는 게 힘들었는데요. 되돌아보면 그게 다 제 안에 쌓였기에 최대한 많은 플랫폼과 작업하는 것이 몸은 힘들어도 제 자산이 된다는 생각이에요.

 

 

김)
마지막 질문인데요. 나라는 기준점을 단단히 다지면 어떤 상황 속에서도 지나치게 흔들리지 않잖아요. 직장생활을 하면서 갖게 된 신념이나 직장생활을 버티게 하는 마음가짐이 있는지 궁금해요.

최)
'나 혼자 하는 일이 아니다. 다 같이 하는 일이다' 정도가 될 것 같아요. 저는 원래 디자인 작업을 거의 혼자 했었기 때문에 혼자서 해도 되는 줄 알았어요. 나만 그냥 열심히 하면 된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사실 주변의 도움이 굉장히 많이 필요하더라고요. 아이디어가 되게 안 나올 때가 있는데 PD님들이나 동료들이 지나가다 그냥 툭 던지는 말이 훅 꽂힐 때가 있어요. 그럴 때마다 '이 일이 혼자 할 수 있는 건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돼요. 그럴 때 희열을 느끼죠.

 

 


 

 

재미가 있으면 광고도 직접 찾아보는 시대죠.
단순 광고성이 짙은 콘텐츠보다 시청자 입장에서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콘텐츠이기에
시청자들이 직접 찾아보는 콘텐츠가 된 것 같은데요.

 


업로드만 하면 조회수 100만회는 가뿐히 넘기는 SM C&C의 효자 콘텐츠인 '브랜디드 콘텐츠'의 숨은 조력자들이 많습니다.
강성혜 팀장님∙최정은님을 잇는 다음 조력자들의 인터뷰도 불시에 찾아올테니 기대해주세요!